어느 날 갑자기 제주도에서 일 년 살기로 결심한 후, 일주일도 안 돼서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GO!
어느 날 갑자기, 제주도에서 살기로 했다 [1]
제 인생의 모든 멋진 결정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졌습니다. 돌아보면 늘 그랬습니다. 어느 날 한 페이지의 글을 써서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던 것, 충동적으로 하루만에 쓴 전자책으로 월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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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짠 하고 내려와버렸지만, 도착하고 나서 일주일이 넘도록 매일 심한 바람과 쏟아지는 폭우에 발이 묶인 채 어디 제대로 구경도 못 해보고 지냈어요. 답답하게 갇혀 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해서 더욱 더 숙소에 묶여 지내게 되었지만... 딱 일주일 째 되는 날 마음에 쏙 드는 집을 구했답니다! 그러니 이번 글에서는 제주도 한 달 살기나 일 년 살기를 할 때, 집을 구하는 방법과 노하우를 정리해볼게요! 아무래도 육지에서 부동산을 구하는 방법과는 문화도, 환경도 좀 다르고 구체적인 방법이나 중요한 노하우도 있으니 도움이 될 거예요!
제주도에서 부동산을 알아보는 방법
제주도의 부동산 임대 정보는 다방이나 직방같은 앱 보다는 자체적인 채널들이 사용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제주도만의 포털이라 할 수 있는 오일장닷컴과, 최근 들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당근마켓입니다. 네, 맞아요. 당근마켓에 부동산 거래도 있습니다.
제주오일장신문닷컴으로 알아보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제주오일장신문닷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상단 메뉴에 바로 부동산이 나오거든요.
오일장신문은 제주도에 있는 벼룩시장이나 교차로같은 지역 정보지인데 그 홈페이지를 통한 부동산 거래가 아주 활성화돼있습니다. 보통 한 달 살이 하시는 분들은 검색어에 '달방', '단기' 등을 넣으시면 되고, 일 년 살이 하실 분들은 검색 조건에서 '년 월세'를 클릭하시고 '년세'에 원하는 금액 범위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후는 육지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원하는 매물에 적힌 공인중개사에게 연락해 진행하면 되죠.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로, 사이트가 상당히 느린 편입니다. 저는 좀 답답하더군요. 둘째로, 사이트가 좀 부실합니다. '지도로보기' 라는 메뉴가 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당근마켓으로 알아보기
저도 제주도에 충동적으로 내려와 집을 알아보기 시작할 때 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당근마켓에 부동산 직거래 기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특히 이 당근마켓 부동산 직거래가 굉장히 활성화돼있어요. 결국 저도 오일장신문닷컴을 열심히 뒤지다가 지쳐 당근마켓에서 직거래로 방을 구했답니다! (닌텐도 스위치 구매하려다가 매물 목록에 연세 방이 떠서 이 기능을 발견했다는 건 비밀)
부동산 직거래 외에도 당근마켓을 사용하며 그 동안 몰랐던 아르바이트라든지, 농수산물 직거래, 과외 등의 기능도 있네요! 심지어 부동산 직거래 섹션은 지도로 보기 기능까지 제대로 제공됩니다. 제주도의 어느 지역 근처에 살고 싶은지 지도를 보고 확대해가며 매물을 찾을 수 있어요!
이렇게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지역 위치를 확인하면서 사람들이 올린 매물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는 뭐 당근마켓에서 중고 거래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겠죠? 채팅으로 메시지를 보내 약속을 잡고, 방을 보러 가면 됩니다.
제주도에서 부동산을 구하는 노하우
집을 구하는 '방법' 자체는 이 정도면 설명이 끝난 것 같고, 그 밖에 알아두어야 할 노하우랄까, 조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 물론 육지에서 집을 구할 때도 당연히 적용되는 노하우는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층 수, 엘리베이터 여부, 환기, 채광, 수압, 면적, 수납공간, 공간 구조, 가구 배치, 옵션 포함 여부 정도면 한 달 살이나 1년 살이를 위한 부담 없는 소액 부동산 거래의 주의사항은 대부분 끝나는 것 같아요.
특히 제주도 지역의 단기 임대 방들은 보증금이 저렴한 경우가 많아서 등기부등본을 조회한다거나 반드시 공인중개사를 껴야 한다거나 하는 부담도 대체로 적은 편이랍니다. 직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 제가 이번에 한 달 살기, 1년 살기 방을 구하며 사용한 방법들과 노하우, 마인드셋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1. 원격으로 구하지 말 것
온라인만으로 구하려 하지 마세요. 대부분은 몸이 육지에 있기 때문에, 인터넷만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을 계약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 일 년이라면 더욱 치명적이고, 한 달 살기라고 해도 당신이 집처럼 묵으며 생활할 집이에요. 반드시 실제 매물을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2. 집 구하는 기간을 일정에 포함시킬 것
제주 일 년 살기를 위해 연세 방을 얻고자 한다면, 적어도 보름 정도는 시간을 잡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리고 짧게 지낼 한 달 살기 월세 단기임대를 구한다고 해도 적어도 2, 3일 정도는 집을 직접 보러 다닐 기간을 처음부터 잡아 두어야 해요. 즉, 한 달 살기를 제대로 하려면 33일 정도의 계획은 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기간 동안은 모텔을 이용해도 좋고, 최저가 호스텔을 이용해도 괜찮습니다. 관광이 아니라 제주도의 초단기 숙소에 묵으며 방을 보러 다니는 기간이에요. 뜬금없지만, 2019년의 여행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던 게스트 하우스를 추천합니다. 제휴마케팅 이런 거 아니고 정말로 보름 정도 잘 지냈고 사장님과도 좀 친해졌었기 때문에 올리는 거예요. 저를 기억은 하시려나 모르겠군요. :) 시내 중심가에 있고 2019년에 제주도를 두 달 간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숙소입니다. 저는 이제 제주도에 1년 방을 얻었지만 심심하면 한 번 놀러 가려고요.
유앤아이 게스트하우스, 제주, 대한민국
제주 국제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유앤아이 게스트하우스는 무료 Wi-Fi 인터넷을 갖춘 기숙사형 객실과 전용 객실을 제공합니다. 식당에서 조식을 매일 드실 수 있으며 공용 주방을 이용
www.booking.com
이번에는 급히 내려오면서 방 보러 다닐 거니까 좀 편히 있어보자, 하고 자칭 호텔을 최저가로 잡았다가 너무나 열악한 시설 때문에 학을 뗐습니다. 그래서 달 방을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만요. 며칠 묵으려다가 하루만에 다음 날 아침 일찍 움직여서 한 달 방을 잡아버렸거든요.
이번에 집을 구한 저의 일정(?)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상당히 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월세 계약 같은 것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이 편이 1년 간의 괴로움을 줄여 줄 현명한 방법임을 이해하실 거예요.
초단기(1-3일) : 한 달 살기 방을 구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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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한 달 살이) : 천천히 여행을 시작하며 일 년 살기 방을 구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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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일 년 살이) : 연세로 계약한 집에서 1년 간 생활하며 제주 전역을 여행한다.
이 3단계를 실제로 실행에 옮겼고, 덕분에 아직까지 지내고 있는 한 달 살이 방도, 4월 중순부터 지낼 일 년 살이 방도,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럽습니다. 한 달 살이 방은 월 60만원을 선불로 내고 들어와 있는 상태이고, 일 년 살이 방은 연세 400만원을 내고 입주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사실 진짜 중요한 얘기는 이건데...
3. 목적을 잊어버리지 말 것
창업을 가르칠 때도 정말이지 제가 맨날 하는 이야깁니다. 아주 입에 붙었어요. 무슨 말이냐면요,
본질에서 벗어나지 말 것, 목적을 잊어버리지 말 것
뻔한 말이라고 하기 전에 진지하게 공감해보세요.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는 본질과 목적에서 벗어나서 생깁니다. 그리고 우리가 겪는 일상 속의 거의 모든 상황들은 대부분 정신없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 본질과 목적에서 벗어나 버리게 됩니다. 사업을 하다 계약서를 쓸 때는 말이죠, 계약 내용을 이리 저리 서로 협의하다가 새로운 조항 하나가 생기면 새 조항이 추가된 계약서 전체를 백지상태에서부터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지도 않은 헛점이 생기거나 어느 새 본질에서 벗어난 계약이 되고 말거든요.
저 역시 이번에 집을 구할 때도 여기 저기 구경하고, 이것 저것 알아보고 하느라 (그 와중에 문 밖만 나섰다 하면 날아갈 것 같은 바람에 장마같은 폭풍이...) 저도 모르게 스스로 함정을 만들고 본질과 목적에서 벗어날 뻔 했습니다만, 다행히 정신을 똑바로 차렸습니다. 이 이야길 왜 하냐면 말이죠, 반드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에요.
제주도 살이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이 제주도에서 살려는 이유는 무엇이죠? 휴양인가요? 관광인가요? 힐링인가요? 휴식인가요? 대부분의 목적은 그런 범주에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 본질이 목적이 되어야 해요. 목적의식에서 벗어난다면 아쉬움이 남거나, 후회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1년 간 쌓을 수 있는 추억의 질과 가치가 더 떨어질 수도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드리죠.
제가 구한 집은 가장 싼 집도, 가장 좋은 집도 아닙니다.
제가 계약한 방보다 저렴한 연세, 월세, 상당히 많습니다. 조건을 조금 타협하면 거의 같은 비용으로 쓰리룸 아파트에 들어갈 수도 있고, 나름 오션 뷰를 구할 수도 있어요. 교통이 더 좋은 곳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요, 아니면 아예 싸게 구할 심산이면 연세 300만원짜리 방도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가장 넓지도, 가장 좋지도, 가장 싸지도 않은 연세 400짜리 방을 뒤도 안 보고 계약했는가,
목적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원주택에 귀농한 것 같은 기분으로, 휴양과 힐링을 하면서, 1년간 푹 쉬며, 제주도의 모든 것을 만끽한다...
예쁜 집에 살고 싶어 내려온 건데, 월세 몇 만원 아끼려다 보니 서울에 살던 반지하 방과 별 차이가 안 나지는 않을까요? 바닷가를 마음껏 보고 싶어 내려온 건데, 주거 환경 조건을 따지다 보니 제주 시내 시청 앞 도심지 한가운데는 아닌가요? 한라산과 오름들을 오르는 게 목적이었는데, 이 집 저 집 보러 다니다 보니 산 보다는 바다 쪽에 가까워지거나, 다양한 산, 오름에 대한 접근성 교통이 불편한 곳이 되진 않았나요?
나는 왜 제주도에 내려왔는가
오직 이것만이 본질이며, 이것만큼은 타협을 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비용, 조건, 환경, 여건, 기타 모든 것들은 이 타협할 수 없는 질문 앞에서 양보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궁극의 목적에 가장 잘 맞는 집을 얻어 일년 살이를 시작하기로 했고, 그 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 만으로 수도권에 살던 제 집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안에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제주도에 내려온 궁극의 목적을 충족시켜주는 집입니다. 그것을 위해 비용, 면적, 기타 여건들에서 작은 손해를 보며 계약했지만 한 치의 아쉬움도 없습니다.
행복이라는 건 말이죠, 단호할 때, 정신을 똑바로 차릴 때, 목적과 본질을 잊지 않을 때 좀 더 쉽게 찾아오거든요.
편하게 쓰다 보니 운영중인 창업 카페에 교육성 컨텐츠를 쓰듯이 이야기가 길어져버렸네요. 어쨌든 저 또한 제주살이의 초보자로서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 방법과 노하우를 한 번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어때요? 각오를 바짝 하고 시작하는 저의 제주도 1년 살이, 해 볼 만 하지 않을까요?
날씨가 슬슬 풀리는 것 같으니, 좀 더 볼 만 한 컨텐츠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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