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JEJU

비오는 제주도, 용담해안도로를 헤메며 은갈치 김밥을 먹어 보자 / 어느 날 제주도 [3]

2022. 3. 20. 00:47

어느 날 갑자기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덜컥 내려온 제주도,

 

최저가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한 달 묵을 방을 잡았습니다.

제주도 한달 살기 방에서 느긋하게

제주도 일년 살기 방을 구할 거예요.

-_-

 

 

제주도에서의 첫날, 용연계곡, 용두암과 동문시장

어느 날 갑자기, 제주도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제주도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제 인생의 모든 멋진 결정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졌습니다. 돌아보면 늘 그랬습니다.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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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째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 훨씬 더 안 좋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평생 겪어왔던 거예요.

어쩌다 맛집이라도 찾아가보자, 하면

70% 이상의 확률로 정기휴일이었던

제 인생에서는 말이죠.

 

큰 맘 먹고 내려온 제주도에서

도착하자마자 일주일 내내

일기예보가 폭우 강풍이라고 말해도

딱히 실망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또 아무 계획도 없이

빗속으로 뛰쳐나와 지도를 봅니다.

응?

은갈치김밥이라는 것이 있네요.

 

거리가 조금 있지만

신기하니 걸어봅니다.

두둥! 제주 하면 은갈치! 하지만... 김밥이라고?

아무튼 무작정 왔으니 들이대 봅니다.

김밥 치고는 저렴한 편은 아니고,

지역 특산물(?)치고는 저렴합니다.

 

김밥 중 최고가, 갈치요리 중 최저가 아닐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제주 세트를 시켰습니다.

 

어디 여행을 다닐 때 비싼 음식을 먹으며

식도락을 즐기는 타입은 아닙니다만,

가끔 이렇게 독특해보이는 메뉴는

교양프로그램 삼아 먹어 보곤 합니다.

 

영원히 다시 못 만날 지 모르잖아요?

 

유명한 사람들도 오는 곳인 듯

생각보다 유명한 곳인 듯

싸인을 남긴 사람들도 있나 봐요.

텔레비전을 안 보니

무슨 싸인인지 전혀 모릅니다.

 

그저 은갈치김밥이란 것은

대체 무엇일까? 하고 있는 사이

금방 메뉴가 나오네요.

 

은갈치김밥 + 멸치고추김밥 + 한치무침

생각보다 양이 상당합니다.

평범해 보이는 원통형 김밥이

멸치고추 김밥입니다.

그리고 스팸 김밥처럼 보이는

사각형으로 말려 있는 김밥이 바로

제주 명물(인 것으로 추정)인

은갈치 김밥이에요. 

 

발라 튀겨낸 갈치 통살이

먹음직스럽게 보이죠?

맛도 괜찮았습니다.

한 번 쯤 가볼 만 해요.


그나저나 오후에는 정말이지

비가 세차게 오고 바람이 불어서

어딜 놀러 나갈 상황이 아니었답니다.

 

한 달 살이 숙소에 세간이 부족하니

지도에 보이는 다이소를 찾아

슬슬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지도상으론 그리 멀지 않아보였거든요.

 

비록 비가 쏟아지는 흐린 날이었지만 나름 올레길 17코스
작은 어선들을 보면 왠지 정겹습니다.
순정문...뭐?

 

프랑스어 두포헤(doux forêt - sweet forest)가

어째서 '순정문어'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바위 간판과 건물이 멋져서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저는 그저 휴지를 사러

다이소로 걷고 있었을 뿐이니까요.

 

수근연대. 일종의 봉화 시설입니다. 그저 지나쳤지만...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멀었지만(...)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마침내

목적지인 다이소에 도착했습니다.

 

제주도에는 이상하게 예쁜 편의점이 많다.

다이소라며?

 

이 CU 옆에 다이소가 있어요.

 

다이소 제주용담해안도로점의 웅장한 자태

하지만 역시 잡동사니 사러

그냥 갔다 온 거라서

뭔가 이야깃거리가 없군요.

 

제주도에 내려오는 비행기에선

멋진 사진들을 많이 보여드리고싶었지만

하늘이 안 도와주는 걸 어쩌겠어요.

 

오는 길에 비가 좀 잦아들어서

갈 때보다는 덜 고통스러웠지만(?)

오늘도 저의 포스팅은

여행기라고 부르기엔 부끄럽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동네 공원.jpg

오늘도 아무 내용이 없어 실망하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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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1년이나 남았습니다.

언젠가는 좋은 날씨에 멋진 풍경을 올리거나

어쩌면 맛집 정기휴일이 아닐 때도

한 번 쯤은 오지 않겠어요?

 

인생 뭐 있나요.

있으면 좋고,

아님 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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